원문: http://oumakokichi.tumblr.com/post/163846140645


챕터4에서, 미우한테 살해당하는거 말고, 사이하라를 모두로부터 떨어뜨려 독차지하는 오마의 목적은 애초에 실행 가능 했다고 생각하세요? 프롤로그와 챕터4 사이에서라면 사이하라가 다른 사람들을 불신하고, 오마와 협력하는 대신 타인에게 그러는 것처럼 그와 거리를 두고 불신하게 될 일이 충분히 일어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님도 오마는 목적이 실행 가능하다고 생각한 시점에서 사이하라를 잘못 해석했다고 생각하시나요?


재밌는 질문이네요! 생각해보니까 엄청 흥미롭네요. 오마가 특히 챕터4에서 가장 많이 망가졌다고 생각하거든요. 챕터5에서도 실수한건 사실이지만, 챕터5는 오히려 모든게 드러나기 시작할때 일찍이 챕터4에서 저지른 실수가 더이상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눈덩이처럼 커진 결과물 같아요.


미우한테 살해당하지 않는 것 말고도, 오마의 주된 목적은 동맹이었죠. 아무리 조심했더라도, 챕터4에서 그의 파라노이아가 심해졌더라도, 둉료들을 완전히 믿지 못했더라도 오마가 최소한 간단한 임시 동맹을 제안할 수 있었던 인물이란건 흥미롭네요.


미우와의 임시 동맹은 살인게임을 끝내기 위해서라면 개인적으로 싫어하는 사람과도 협력할 수 있단 걸 증명합니다. 그와 미우는 자주 충돌했고 명백히 서로를 싫어했지만, 츠무기의 배후에서 같이 협력할 수는 있었기에 그들의 접점은 흥미로웠습니다. 그리고 그들의 협력이 만들어낸 발명품들은 굉장했죠.


저는 그래도, 오마는 항상 그런 임시 동맹이 깨지는건 시간문제라고 적어도 반쯤은 의심하고 있었다고 생각해요. 챕터 5의 회상에서 그 앞에서 무너지는 미우를 본 반응은 놀라기 보다는 오히려 무표정의 실망이죠. 오마의 파라노이아와 타인에 대한 불신은 신뢰는 언제라도 되돌아와 타격을 입힐 수 있다고 어느정도 믿고 있었다는걸 의미합니다. 그리고 살인 게임이 계속되는 한, 학우들 중 누구라도 서서히 공포에 굴복해 살인을 결심할 수 있다는 것도요.


항상 배신과 배반의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어서, 챕터4에서 그랬던 것처럼 재빨리 행동한 겁니다. 타인을 살해하고 의심하는 걸 너무나도 쉽게 만드는 살인게임의 규칙을 혐오했지만, 그들이 강요당한 게임의 부정할 수 없는 일부인 것도 이해했습니다. 일행의 거의 대부분이 그랬던 것처럼 맹신과 순진한 낙천주의에 의지하는 대신, 오마는 챕터 1에서부터 일찍이 항상 의심의 필요성을 강조해 왔죠.


그것들과는 관계없이—챕터 4에서 사이하라에게 동맹을 강요했던 시도는 단순히 간단명료한 임시 계약이 아니였다고, 모든 의미에서 그와 팀을 짜고 싶어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걸 위해서, 사이하라가 먼저 나머지 모두와의 연을 끊기를 강요했습니다. 그것만이 애초에 타인과 협력하는데 동의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었거든요. 누구라도 완전히 믿는걸 거부했고, 사이하라를 조금이라도 더 믿으려 했던 시도는 나머지 모두를 믿길 완전히 거부했단걸 의미합니다. (비유해보면, 그의 ‘신뢰’는 한정된 양의 물과 같아서, 안그래도 부족한데 그나마 ‘안전한’ 사이하라에게 몰빵하다보니 다른 사람들에겐 신경쓸 여유도 없는셈)


그의 횡포와 강요는, 제 생각엔, 미우와의 동맹관계가 끊어지는 것에서 일부 발생했어요. 살인게임에서 의지할 수 있는 사람 하나 없이, 불확실하지만, 도와주는 사람이 없으면 그의 모든 계획을 말아먹을수 있다는걸 깨달았습니다. 그리고 살인게임에서 맹신은 터무니없고 위험하기에 의심이 필요한 건 사실이지만, 어떤 시점에선 누군가를 그만 의심하고 신뢰해야할 필요도 있는것도 사실이죠. 그렇지 않으면 전혀 전진할 수 없으니까요.


이건 뉴단뿐만이 아니라, 시리즈의 다른 작품들에서도 드러난 것입니다. 챕터5에서 주모자의 계략에 휘말린 것을 포함해 오마와 많은 공통점이 발견되는 키리기리는 홀로 문제를 풀어야 하는데 의지할 수 있는 사람이 적어도 한명은 필요했던 동일한 곤경에 처했었죠. 슈단에선, 나나미는 항상 ‘신뢰’가 ‘의심’의 반대인 건 아니고, 사람을 진정으로 알기 위해선 둘다 필요하다고 말했죠.


오마는 단간1과 슈단과 동일한 패턴을 따르려 했지만, 최종적으로 그는 실패했습니다. 키리기리와 나나미 두명다 각각 게임 내내 강화된 나에기와 히나타와의 유대라는 이점이 있었지만, 오마는 딱히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이 없었거든요. 그의 마지막 자유행동이 암시하는 것처럼, 타인에게 먼저 손을 내밀수 없고, 다른 사람이 먼저 손을 내밀더라도, ‘진정한 자신’을 볼 수 있을 정도로 가깝게 다가오는 사람이 없도록 밀쳐내죠. 이래서 그의 계획은 역효과를 불러온 겁니다: 맹목적인 의심과 편집증은 맹목적이고 눈멀게 하는 맹신만큼이나 위험하니까요.


오마는 사이하라와 동맹을 맺고 싶어했지만, 어떻게 해야 하는지는 몰랐죠. 그가 생각하는 “동맹”은 사이하라가 다른 사람들과 접촉할 수 도 신뢰할 수 도 없는 것이었습니다—그들의 계획을 방해하는 사람 없이 둘이서만 작업하고 싶어했다는게 명백합니다. 그리고 그가 주모자와 살인게임을 멈추기 위해 해온 것들을 조금만이지만 사이하라에게 말해줬을거라고 확신하지만, 전부 말해줄것 같지는 않네요.


애시당초 사이하라와 동맹을 맺고 싶어한 이유중 하나는 그를 주모자일 확률이 가장 낮은 사람들 중 하나라고 판단해서라고 확신합니다. 그에 대해 완전히 알아내거나 예측할 수는 없었지만, 사이하라가 위험을 무릅쓰고 조사시간동안 노력한걸 보았고 탐정으로서의 그의 추리는 모두를 구한 유일무이한 것이었죠. 물론, 그가 주모자였을 최소한의 경우의 수가 아예 없었던건 아니였고, 오마가 완전히 무시할 수 있었던 건 더더욱 아니었습니다. 그것 때문에 사이하라를 완전히 신뢰하지 못해서, 그리고 사이하라도 말해주지 않는게 너무 많으니까 그를 믿을 수 없어서 그들의 동맹은 첫 단추부터 잘못 끼울 수 밖에 없었던 겁니다,


챕터4에서 재밌는건 오마는 사이하라를 잘못 해석해도 단단히 잘못 해석했단 겁니다. 습관처럼 모든걸 올바르게 추측하려 하고 사람을 완벽하게 파악할 수 있다고 믿는 사람으로서, 정말 사이하라를 지속적으로 모두로부터 떨으뜨려놓으면 사이하라가 점차 모두가 자신한테 과잉의존하고 자만한다는걸 깨달아 협력하는데 동의할거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명백히, 그는 틀렸죠. 그의 행동은 사이하라를 두렵거나 사려깊게 한게 아니라, 오히려 화나게 했죠. 오마가 친구들이랑 어울리지 말라고 하자 정말로, 진정으로 화냈고, 충분히 그럴만했습니다.


말하신것처럼, 사이하라가 4챕터들 동안 모모타나 마키와 가깝지 않았더라도, 여전히 오마와는 협력하지 않았을 거라고 생각해요. 사이하라는 오마만큼 편집증적이지 않지만, 살기 위해 타인을 의심하고 지목하는건 그의 탐정으로서의 의무입니다. 챕터1과 챕터2 초반에서 사이하라는 카에데가 그랬던 것처럼 타인을 완전히 믿고 싶어했지만 그러지 못했다는걸 쉽게 눈치챌 수 있죠.


그들이 처한 상황에서 조금이나마나 낙관적이고 든든한 신뢰관계를 이뤘다고 생각하게 만든 모모타와 마키와의 교류가 없었더라면, 사이하라는 매우 높은 확률로 모두에게서 물러나 혼자 지냈을 겁니다. 그건 챕터 2의 초반, 모모타가 나머지 모두와의 아침으로 끌고 가기전 하려고 했던 거죠.


그리고 오마가 대수롭지 않은듯, 특히 챕터4에서, 행동했던걸 고려하면, 사이하라가 돌아서서 “좋아 오마군, 너와 협력하고 날 믿고 있지 않더라도 널 맹목적으로 믿을께!” 라고 말했을 리 만무하죠. 오마가 그게 정말 먹힐 거라고 생각한건 어떤 면에서 보면 경악스럽기 까지 합니다-그는 정말 영리하지만, 믿음이나 우정의 문제라면 정말이지, 믿기지 않을 정도로 멍청해지거든요.


오마의 수작이 비난받는게 중심인 챕터 4의 결말은 굉장합니다. 어째서 그리고 어떻게 그가 광기에 물들게 되었나, 그리고 왜 (그의 눈엔) 다른 사람들이 “살인게임을 허락하는” 거에 실망했는지에 대한 답을 찾는건 쉽습니다. 하지만 완전 악마처럼 행동했던 것과 제3자의 시점에서 그의 행동은 의심스럽게만 보인 것도 사실이죠. 그는 사이하라가 자신이 남긴 빵부스러기를 따라가 아무런 힌트 없이 (자신이) 뭘 하려고 했던건지 알아차리기를 기대했고, 풀려야 할 “수수께끼”나 “암호”처럼 행동하다 슈이치가 자신을 풀 수 없게 되자(그거라면, 아무도 그럴수 없었습니다) 화냈습니다.


그는 동맹을 맺고 싶어했습니다—높은 확률로, 미우와 그랬던 것처럼 수시로 바뀌는 주변상황과 계획에 따라 정해지는 임시 계약이 아니라, 진짜 동맹을. 하지만 그는 진정한 동맹은 “난 널 믿어”라는 말을 반복하고 상대를 계속 의심하며 알고 있는 것의 대부분을 말해주지 않는게 아니라 신뢰와 의지할 수 있음을 기반으로 성립한다는걸 알아차리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그게 바로 재판 후 사이하라가 결연히 거절하며 그를 비난한 이유입니다, 오마는 사이하라를 모두로부터 떨어뜨려 놓으려 했지만, 오히려 자기 자신을 고립시켰죠. 그의 행동을 보고 난뒤 그의 곁에 있거나 편에 서고 싶어했을 사람이 있을리가 없었고—그 말들은 오마에게 큰 경고였습니다. 그에게 던지면 곧바로 튕겨져 나간 다른 코멘트와는 달리, 사이하라의 비평은 그를 논파하는데 성공했습니다. 대답하려 했지만, 할 수 없었죠. 그러자 “시시해졌다”라고 말하더니 유유히 사라졌습니다. 사이하라가 어느정도는 맞았다는걸 그도 명백히 알아차렸지만, 그 시점에서 다시 물러서기엔 악역 역할에 너무 몰두하고 있었던 겁니다.


다른 말로 하면, 큰 실수를 저질렀지만, 목표를 다시 돌아보기엔 너무 고집셌고 특히 살아남기 위해 곤타를 이용해 미우를 죽인 후부터 이미 너무 많은 악행을 했다고 느낀 겁니다. 자신의 행동을 고쳐서 일행과 더 잘 지낼수 있는 기회가 충분히 있었지만—그렇게 하기에는 너무 편집증적이었죠. 변화를 거부한 것은 사이하라가 애초에 그와 협력하고 싶지 않았던 틀림없는 이유입니다.


이건 단지 제 생각일 뿐이에요! 이게 답변이 되었다면 좋겠네요, 익명님! 들러주셔서 감사합니다. 챕터4 질문들은 항상 재밌고, 이번 질문을 깊이 파고든거 정말 흥미로웠어요!


참고로 여기에 달린 흥미로운 댓글 하나: 이러면 오마 생존 AU가 더 재밌어지네. (소레니 산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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