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기전에 먼저 확실히 하고 싶은것 하나. 이건 단순히 커플링 떡밥을 찾는게 아니다. 그 누구도 이해할 수 없었던 초고교급 거짓말이 유일하게 관심과 호의, 또는 사랑이라 불러도 좋을 감정을 가졌던 탐정을 그의 시점에서 바라본 거다. 거짓에 숨겨진 진실에 한걸음 더 다가가기 위해서.
어느 양덕의 쩔어주는 분석들을 한없이 참고하고, 한국어 스크립트 번역은 이 블로그를, 자유행동과 오마케 모드는 디시 단간갤에 올라와 있는걸, 그리고 단간론파 위키아의 항목들도 열심히 참고한 결과.
1. 서문: 오마 코키치라는 인간(feat. 아카마츠 카에데)
2. 본편에서: 초고교급 거짓은 어떻게 초고교급 진실에 반하게 되었나
3. 자유행동: 점점 알게되는 초고교급 거짓의 이면
4. 베니쟈케단: 만약 살인게임이 아니였다면
5. 코코론파: 거짓말의 진심
6. 진실과 거짓의 아름다운 대비
7. 후기: 감히 진실을 사랑했던 거짓
- 서문: 오마 코키치라는 인간(feat. 아카마츠 카에데)
역대 최고의 트롤러이자 초고교급 거짓이었던 오마 코키치. 에노시마 쥰코가 초고교급 절망이 된 이유를 기억하는가? 자신의 초고교급 분석력이란 재능때문에 세상에 지루함을 느꼈다. 희망은 예측가능한 하나의 답만 있지만, 절망은 예측불허의 여러가지 선택을 불러일으키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진실도 언제나 하나지만, 거짓말은 무한한 결과를 도출해낸다. 시시하다. 츠마라나이. 모든 재능을 손에 넣었지만 이 세상이 시시하다고 느끼는 카무쿠라 이즈루가 달고 살던 말. 그들과 마찬가지로 오마도 ‘예측불허’를, 쉽게 말하자면 입체적인 성격을 동경하고 있다. ‘시시하지 않다’란 그에게서 받을 수 있는 최고의 찬사다.
챕터 1에서부터 시작하자. 정확히는, 우리가 주인공이라고 인식하고 있었던 아카마츠 카에데부터. 모두와 친구가 되자고 했으면서, 제일 먼저 살인을 저지른 그녀. 그녀에게 오마는 마지막으로 ‘시시하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그렇지 않은가? 누구보다 밝고 굳세 보였지만 뒤틀려 있었으니까. 자유행동에서 그는 이걸 제대로 캐치해 냈다:
오마 코키치: 그렇지만 말야, 어째서 거짓말이라고 생각해? 지금까진 속아줬는데, 어째서 속지 않은거야?
아카마츠 카에데: 어째서냐니… 상식으로 생각해서야. 악의 조직 같은 거 요즘 세상에 있을리가 없고, 오마군이 그 총통이라니, 바보같아.
오마 코키치: 흐흠, 상식. 상식, 사앙식, 상시익인가…그거, 누가 정한걸까? 아카마츠쨩은, 언제부터 자신이 "상식"을 가지고, 거기에 따르고 있다고 생각했어?
아카마츠 카에데: 에…
오마 코키치: 나는 정식으로, "초고교급의 총통"으로 "기프티드 제도"에 선택됐단말이지-. 그건, 아카마츠쨩의 "상식"에 맞춰보면 내가 정부의 인정을 받은 진짜란 거잖아?
아카마츠 카에데: 그건… 그렇지만…
오마 코키치: 하지만, 아카마츠쨩은 내가 총통이 아니라고 생각하는거지? "상식"으로 생각해서. 이상하네, 아카마츠쨩의 "상식"이란 건 정말로 모두와 같은 "상식"? 그 "상식"의 범위로 자기가 "올바르다"고 생각하는 일을, 모두도 "올바르다"고 생각해주는 걸까?
전율이 일 정도로 정확한 지적이 아닐 수 없다. 자신이 옳다고 믿는것을 계속하는 것. 그것이 아카마츠 카에데의 최대 결점이다. 데스로드에서 명백하게 드러나듯이, 그녀가 옳다고 믿는게 항상 답은 아니였다. 극한에 몰리면 살인도 감행할 수 있을 정도로 약한 인간이었다. (잠깐 여기서 한가지. 그녀는 정말 사이하라가 가질 죄책감에 대해 생각하지 못한걸까? 악의는 없었다는걸 잘 알고 있지만, 그에게 또다른 상처를 안겨주게 될거라고 생각 못한걸까?) 결정적으로, 그녀라면 최종적으로 희망을 선택해서 단간론파를 계속되게 했을 것이다. 그는 그것을 간파하였다.
한편 아카마츠는 그를 어린애라고 생각한다(모모타도 비슷한 말을 했었나?). 첫번째 자유행동에서 드러나는 것처럼(이건… 응, 그래. 관심 받고 싶은 어린애의 장난이라고 생각하자…). 아주 틀린말은 아니다. 아니, 진실일지도 모른다. 남이 자신한테 거짓말하는걸 싫어하고 탄산음료를 좋아하고 곤충공포증이 있는것 같고(곤타의 연구교실에서의 반응으로 예상) 악의없는 장난을 좋아할 뿐이었던 어린애. 순수하고 살인을 누구보다 혐오했던, 그래서 단간론파를 멈추려 했고 실제로 멈추기 직전까지 간, 그리고 그걸 거의 가능케 했던 두뇌를 지닌 어린애 말이다. 이부분을 염두에 두고 계속 읽길 바란다.
- 본편에서: 초고교급 거짓은 어떻게 초고교급 진실에 반하게 되었나
이제 사이하라 슈이치에 집중하자. 악의없는 한마디에 놀아난 겁쟁이. 챕터 1에선 오마는 사이하라에게 거의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그가 관심을 보이기 시작한건 챕터 2에서부터다. 아카마츠를 위해서라도, 모두를 위해서 진실에서 눈돌리지 않기로 마음먹은 때부터. 그 누구보다도 진실에 근접하고, 진실이 가져올 수 있는 고통에 대해 너무나도 잘 알고 있는 사람. 이미 진실에 수없이 다친 사람. 과연 그가 과거의 상처를 극복할 것인지, 그리고 수없이 다쳤으면서 왜 진실을 밝히는걸 그만두지 않는지를 궁금해했으리라.
챕터 1과 2의 검정들은 모두 동정의 여지가 있었다(그러나 오마는 동정의 여지가 있을지언정 그들이 저지른 범행은 정당화되지 않는다는걸 지적했다). 둘다 대를 위해 소를 희생하려했다. 순진한 탐정이었던 그는 망설였고 자책했다. 내가 진실을 밝힌게 옳은 일일까? 그러나 그에게는 탐정인 그가 모두를 구할 거라고 믿고 있었던 친구들이 있었다. 자신을 믿는 친구들을 위해 그는 계속 진실을 향했다. 다행히도(?) 그 다음 검정은 동정의 여지가 없었다. 망설일 필요가 없었다. 여기서부터 지속적인 성장의 조짐이 보였다.
한편 오마 자신은 그 누구보다도 살인을 혐오했다. 감정이 엔터테이먼트로 포장되어 놀아날 뿐인 단간론파를 멈추려 했다. 아마도 상당히 일찍부터 주모자 행세를 했으리라고 예상된다.
오마 코키치: 전에도 말했었지... 나는 모두를 위해서 모두의 협력을 진심으로 무너뜨릴 생각이라고. 게다가, 이왕 시작한거 억지로 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즐겨야지. 분명 지금 상황에 흥분할 만한 녀석이 아니라면 이 데스 게임은 클리어할 수 없을 거라 생각해.
그렇게 이야기하는 그의 미소에서는 전혀 사악함이 느껴지지 않았다. 정말로 그냥 어린이가 놀고 있는 것 같은, 어디까지나 천진난만한 미소로... 아니... 그것마저 거짓일지도 모르겠지만.
챕터 4에서부터, 상황은 급속도로 안좋게 돌아가기 시작한다. 기억나라 라이트, 그리고 본인의 행적 때문에 본격적으로 대놓고 적대시당하는건 물론, 두번이나 살해당할뻔하기도 하다. 그러나 그의 행적에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상식적으로 생각해봐도, 살인게임이란 환경에서 누군가를 믿을 수 있겠는가? 믿자마자 배신당해 살해당할지도 모르는데? 불신의 파라노이아는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일행으로부터 그를 고립시켰다. 거기에 이 게임을 끝내고 싶은 의지를 더하니, 그는 다크 히어로가 되었다.
그런 그에게 사이하라 슈이치란 존재는 최고로 흥미로웠다. 점점 알게 모르게 모두 사이하라에게만 의지하려 하고, 그만이 홀로 살인게임과 거짓에서 진실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오마는 모두가 주모자를 찾을 생각은 안하고 서로를 적으로 돌리고 있다고 생각했다-사이하라를 제외하고. 그의 지속적인 성장과 발전은 천하의 오마도 사이하라를 ‘예측할 수 없는(화이트보드에 쓰여진 것처럼)’ 사람으로 만들었다. 모두를 불신했을지언정, 사이하라만큼은 주모자나 악인이 아니라고 확신했다. 그를 신뢰한 것이다. 그를 믿었기에, 협력을 제안했다.
그러나 그는 한가지를 간과했다. 그리고 그 결과는 치명적이었다. 사이하라를 모두로부터 떨어뜨려 놓으려고 했다. 사이하라가 진실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할 수 있었던 것은 그를 향한 신뢰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를 고립시킨다면 어떻게 될까? 사이하라는 거절했다. 그리고 여기서 나온 희대의 발언:
이히힛… 차인건가. 하지만 그렇게 쉽게 포기하진 않아. 나는… 좋아하게 된 사람은 목을 졸라서라도 돌아보게 만드는 타입이거든.
곧바로 밝혀지는 그 챕터에서의 사인이 교살이란걸 생각하면 소름끼치기까지 하는 대사다. 그러나 이는 그의 집착을 암시한다. 악의 총통은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라면 필요한 건 무엇이든 할거란 사실을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있다. 그때부터 그는 선을 넘기 시작한다.
그리고 이어진 네번째 학급재판. 늘 그래왔던 것처럼 사이하라는 진상에 다가간다. 도중 그 오마를 상대로 위증을 한다(!). 참고로 사이하라가 위증을 한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였다. 챕터 2에서 하루카와의 혐의를 벗기기 위한 위증이나, 챠바시라가 즉사했다는 발언이 있다. 단 그의 거짓말은 재판장악만을 위한 것이 아닌 선의의 거짓말이며, 무고한 동료가 의도치 않게 의심받을때 신뢰를 준다. 모순적이지만 거짓말이 신뢰를 부르는 셈이다. 반대로 오마 자신은 거짓말로 재판의 흐름을 뒤섞어 서로 대립하게 만든다. 그래서 모두에게 물어봤다. 진실을 말하는 그와 거짓말을 하는 사이하라 중 누굴 믿겠냐고. 당연하겠지만 전원 사이하라를 선택했다.
근데… 왜 너희들은 그렇게 거짓말을 싫어하는 거야? 단 하나 밖에 없는 진실과 다르게 거짓말에는 무한한 가능성이 있다고. 그 속에는 사람을 상처 입히지 않기 위한 거짓말이나 잘 보이고 싶어서 하는 거짓말도 있는 건데… 거짓말인 걸 알았다는 것 만으로 그 모든 것을 부정해버리다니… 다들, 거짓말에 속는 것이 서투르구만~!
그는 이해할 수 없었을 것이다. 의심받는 동료를 위해 거짓말하는 사이하라나 (아무도 알지 못했지만 게임을 끝내기 위해) 연기한 자신이나 결국엔 똑같은 거짓말쟁이니까. 더군다나 그는 정말로 (누군가에게 물리적인 해를 끼치는게 아니라 곤란하게 하는 정도의)악의를 가지고 거짓말한적 없다. 대표적으로 유메노에게 자신의 감정에 거짓말하지 말라는등(아마 자신도 그러고 있어서…?) 친구들을 생각하는 면모도 보여줬다. 그에게 거짓말은 예술과도 같은 것이다. 대놓고 거짓말을 들어보려 하지도 않는 사람들을 싫어하는게 이해되지 않는가?
그 거짓말이 드디어 맹신의 허점을 찔렀다. 최소한 거짓말만이 가진 힘을 이해하려 했던 사이하라를 시도하지도 않은 다른 사람들로부터 갈라놓았다. 그러나 여기서 안타깝지만 당연한 사실 하나. 거짓말을 반복하는 사람은 신뢰를 잃을 수 밖에 없다. 이번 재판은 사이하라를 모모타와 갈라놓았을 뿐만 아니라, 자기자신과도 떨어뜨려놓았다(사이하라에겐 맹신과 불신의 속박 두개에서 모두 풀려나 드디어 자신 홀로 진실에 도달할 수 있게 된 셈이다). 그나마 이어질 수 있었던 기회를 자신의 손으로 박살내었다. 당장 사이하라는 이렇게 생각했다:
그렇게 말하며, 오마는 기분 나쁜 미소를 보였다. 그 미소를 본 순간, 나의 뇌리에서 어떤 한 단어가 떠올랐다… 악의. 그렇다. 그의 전신에서 내뿜어져 나오는 것은 순전히 악의였다.
처음에 보여준 모습을 천진난만하다고 말한 것과는 달리, 사이하라는 당장 그를 악마라고 평가했다. 이는 그때부터 살인게임을 끝내겠다는 것(과 그것의 핵심인 사이하라를 독차지하려는 것)에 대한 집착+그로인한 광기+본격적으로 주모자 연기를 시작이 섞인게 아닐까.
비록 살인게임을 멈추려 했을지언정, 오마가 선인이었다고는 말할 수 없다. 단순히 자신을 가지고 논 주모자에게 반항하는 거일수도 있으니까. 그러나 비극적인 인물이었다고는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계획을 위한 연기 때문에 모두에게 외면당한건 물론, 자신에게 친절했(고 좋아했었)던 인물에게 최악의 인상을 남기며 퇴장했으니까.
오마 코키치: 저기, 다들 어째서 그런 찌질한 놈 걱정같은걸…
사이하라 슈이치: 찌질한 건 네 쪽이다… 오마. (한국어로 하니까 말투가 험악해진거 같은데, 원문은 그대로 2인칭으로 ‘키미’를 쓰거나 ‘군’을 붙인다)
오마 코키치: …에?
사이하라 슈이치: 모모타의 주위에는 언제나 사람들이 모여들어… 근데, 네 주위에는 아무도 없잖아. 너는… 그 정도 녀석이라는 거야.
오마 코키치: 아하핫! 뭔가 했더니 동료 얘기? 동료를 만들어봤자 게임이 재밌어질 리도… …… 아아~ 시시해. 왠지 갑자기 흥이 다 깨져버렸어. 이제 됐어… 다만 이것만은 말해두겠지만 말야… …이 게임에서 이기는 것은 나라고.
모모타에게 드디어 한방 먹여서 기분 째지는데, 맹신만큼이나 불신이 살인게임에서의 답이 아니란걸 알고 있었지만 애써 외면하고 있었는데 너가 도를 넘었다는 말을 그 사람에게서 직접 들었다. 의도가 아무리 좋더라도 너의 행동은 정당화될수 없다고 사이하라에게서 들었다. 울컥하지 않았을까? 또는 그 사람에게서까지 버림받았다. 이제 아무도 필요없다. 나 혼자서라도…라는 절망에 이르지 않았을까…?
이때부터 오마는 처절하다라는 말도 아까울 정도로 몰락한다.
본격적으로 흑막 행세를 하기 시작했다. 모두에게 잔혹한 진상을 폭로했다. 살인 게임은 끝났으니까 앞으로는 마음대로 해도 상관없어, 라고. 그는 살의를 불러일으키는 신뢰(=모모타)를 가두려 했다.
오마 코키치: 아아, 그에겐 조금 머리를 식혀줄 거야. 이렇게 쉽게 열내는 바보는 위험하잖아… 의미든지 목적이든지 생각없이, 자신이 하고 싶은 대로만 움직일 때가 있으니까. 아직 이 애 1명만이라면 괜찮겠지만, 모두를 부추기거나 하면 귀찮은 일이 되니까… 자, 모처럼 끝난 살인이 또 시작되어 버릴지도 모르니까 말야. 그러니까, 사이하라쨩. 에구이사루 격납고의 리모콘 키를 돌려 주겠어?
사이하라 슈이치: 엣?
오마 코키치: 거기라면, 모모타쨩을 가뒤놓는 데에 딱 알맞다고 생각해서 말야.
하루카와 마키: …사이하라, 건네주지 마.
오마 코키치: 사이하라쨩, 이리 줘.
하루카와 마키: 건네주지 마!!
오마 코키치: …안 주면 어떻게 될지 알고 있겠지? 이 학원은 내 거란 말이야! 여기서는 내가 왕이야! ‘주모자’인 나야말로 이 사이슈 학원의 절대군주인 거라고! 그래! ‘이 세계는 오마 코키치의 소유’ 인 거라고!
사이하라 슈이치: …… …미안, 하루카와양.
하루카와 마키: ……
나는 하루카와에게서 눈을 피하려고 하면서 오마에게 격납고의 리모콘 키를 넘겼다.
오마 코키치: 이히힛… 고마워.
사이하라 슈이치: ……
그리고, 나에게서 열쇠를 받은 오마는 악의에 가득 찬 천진난만한 미소를 지은 채로… 그 곳에서 떠났다. 모든 수수께끼를 밝히고 떠나가 버렸다. 그리고, ‘절망’이라는 이름의 진실만이 남겨졌다.
결과적으로 이 말은 오마가 사이하라에게 한 마지막 말이 되고 말았다. 유일하게 자신의 계획을 따라준 것에 대한 감사나, 마지막까지 자신을 적대시하지 않은 것에 대한 감사일 것이다. 자신이 지금까지 사이하라에게 품고 있던 감정을 극적인 상황에서 함축한 말일 것이다. 그리고 이어지는 ‘절망이란 이름의 진실’ 독백은, 괴로운걸 아는데 어째서 진실을 밝히는걸 그만둘수 없는건지 의문을 품게 한다. (여기에서 나는 사이하라가 항상 모두에게 휘둘린다는 느낌을 떨쳐낼 수 없었다. 자신의 의견을 발언할 수 있는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은채, 그 상황에서 더 영향력이 큰 누군가에게 휘둘린다. 소극적인 성격도 한몫 했지만, 사이하라는 그들이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강한 인물이었는데, 눈치챈 사람은 있었던 것 같지 않다…)
자신을 주모자로 착각해서 모두가 단결한건 좋았으나, 살해당할 위기에 처했다. 그렇지만 위기는 곧 기회라고 했던가? 그는 자신의 목숨을 포기해서 흑막에게 한방 먹일 마지막 기회를 만들어냈다. 독화살에 맞은뒤 프레스기에 압사해 잔해도 남지 않는 역대 최악의 끔살을 맞이했다. 진실을 알 수 없는 사건을 만들어냈다. 그러나 사이하라는 진정한 탐정답게 거기에서 진실을 찾아내었고, 바로 다음 재판에서 픽션에서 진실을 찾아내서, 희망도 절망도 모두 부정하고, 살인게임의 순환을 끊었다. 단간론파를 종결시켰다!
당연히… 거짓말이잖아… 남이 시키는 게임같은 게… 재밌을 리 있겠냐… 그렇게 생각하지 않으면… 살아남지 못하니까… 스스로에게 거짓말을 쳤던 것 뿐이야! 우리들의 목숨을 가지고 노는 짜증나는 게임을 고안해낸 놈도… 그걸… 즐거워하는 놈들도… 전부… 짜증나…! 그래서… 나는 어떤 수를 써서라도 무, 무조건… 이 게임을 끝내고 말거야!
이것은 오마의 진심이었다. 살인게임을 끝내고 싶다는 진심(유메노에게 자신의 감정에 거짓말하지 말라고 했으면서, 자신도 자신을 속이면서 겨우 버텨왔던 것인가). 불행히도 다른 사람들은 그간의 행적 때문에 반신반의 했지만, 사이하라는 이렇게 생각했다:
진실일까… 거짓일까… 오마는 최후의 최후까지 진짜로 알 수 없는 사람이구나… 하지만, 그것이 ‘거짓’의 본질일 지도 모른다. 보는 각도에 따라서 답이 변하고… 어떻게 인식할 지는 받아들이는 쪽인 우리들 마음대로… 그런 의미에서도 오마는 ‘거짓’을 의인화한 듯한 사람이었다.
초고교급 탐정은, 초고교급 거짓을 누구보다도 믿을 수 없는 동료라고 인식했다. 오마에겐 다행히도 끝까지 동료라고 인식하고 있었던 셈이다. 동료들과 보낸 시간을 잊지 않았고, 모두를 위해서 살인게임에 종지부를 찍었다.
- 자유행동: 점점 알게되는 초고교급 거짓의 이면
다른 애들의 자유행동은 모두 자신이 어떻게 초고교급 타이틀을 얻었는지, 자신의 과거에 대한 이야긴데,
유일하게 오마의 자유행동은 그런 얘기가 일절 없다. 현재 상황-자유행동에선 사이하라와의 게임-에만 집중할 뿐이다.
세번째 자유행동에서:
차라리 내 조직에 들어올래? 조직원이라면 비밀을 알아도 문제없으니까. 사이하라 쨩은 제법 시시하지 않은 것 같고… 그건 그것대로 좋을지도 몰라?
시시하지 않다. 여러가지에서 도출해 낼 수 있는 결론이자, 오마에게서 들을 수 있는 최고의 칭찬. 그는 이미 사이하라를 맘에 들어하고 있다는걸 알 수 있다.
오마 코키치: 흐—응, 왜 그렇게까지 거짓말 취급하고 싶어하는 거야? 속는 게 그렇게 싫어?
사이하라 슈이치: …속고 기뻐하는 사람은 없어.
오마 코키치: 그런가? 세계 전부를 속이면 그건 "진실"이 되고…"진실"이 반드시 좋은 게 아닐 수도 있잖아?
사이하라 슈이치: 세계를 속여…?
오마 코키치: 지금 여기에 있는 사이하라 쨩은 이미 속고 있는 걸지도 몰라. …뭐, 거짓말이지만.
아카마츠와의 대화와 비슷한 형식이다. 다만 거기서는 상식(보통 알고 있어야 하는 지식)의 진위성을 의심하는 정도라면, 여기서는 ‘진실을 속이다’, 진실과 거짓의 상호관계에 대해서, 게임의 주제를 더 직접적으로 얘기하고 있다. 진실이 거짓이 될 수도, 거짓이 진실이 될 수도 있다고 거짓의 의인화가 진실의 의인화에게 말하고 있다. 이걸 사이하라에게만 얘기했다는건 그만큼 그라면 살인게임을 끝낼수 있다고 믿고 있었다는 증거리라. 그리고 사이하라는 그 기대에 확실하게 보답했다.
나이프 게임과 치료. 부녀자들에겐 큰 서비스이자, 개인적으론 하야시바라 메구미(사이하라 성우. 정간호사 면허를 가지고 있다. 간호대 공부와 성우활동을 병행한 먼치킨. 물론 성우로서의 능력과 위상도 먼치킨이다)에 대한 오마주가 아닐까라고 생각했지만… 자신이 죽어도 슬퍼할 사람은 없다고 거짓말이잖아… 말해왔는데, 칼로 찍은 상처도 별거 아니라고 말했는데 진심으로 당황해서 손수 치료해준 애한테 반하지 않을 사람이 얼마나 될까? 특히 그 아이가 거의 유일하게 자신에게 적대적이지 않다면 더더욱. 기억하자, 오마는 순진한 아이다… 물론 사이하라가 나에기만큼이나 상냥한 친절한 탐정이란 것도 감안해야겠지. 사이하라가 상냥하다는건 이미 여러 사람이 알고있다. 대표적으로 아카마츠 시점에서의 자유행동이나:
아카마츠 카에데: 사이하라군은, 탐정에 딱 맞아. 아니, 맞는다고 할까… 나는, 사이하라군이 계속 탐정으로 있어주길 바래.
사이하라 슈이치: …어째서?
아카마츠 카에데: 전에도… 가출의 후속조치도 하고 있다고 얘기해줬을 때도, 생각했어. 이렇게 친절하게 대해주는 탐정이 있구나 하고. 친절하게 해준 사람에게야말로, 이야기할 수 있는 비밀도 있어. 뻗어준 손을 믿고 잡을 수 있어. 그런 탐정을 필요로 해주는 사람은 잔뜩 있어. 그러니까 나… 사이하라군은 계속 탐정으로 있어주길 바래.
사이하라 슈이치: …………
아카마츠 카에데: 아, 하지만, 물론 내 바람일 뿐이니까! 정하는건 사이하라군이야?
사이하라 슈이치: …응, 알고 있어. 그래도 고마워, 아카마츠씨.
아카마츠 카에데: 어, 어째서 고마워하는거야? 내가 멋대로 말한 것 뿐인데.
사이하라 슈이치: …왠지 모르게. 그런 식으로 말해준 거… 처음이니까. 이 순간도 나는 계속 잊지 않을게. 내가 나 자신을… 탐정이라고 자랑스럽게 믿어가기 위해서.
아마미와의 자유행동에서도:
아마미 란타로: 괜찮슴다. 사이하라 군 상대니까 부탁할 수 있는 거거든요.
나 상대니까…?
아마미 란타로: …전에 저한테 말해주셨죠? 전 글러 먹은 오빠가 아니라 "초고교급 오빠"라고. 그거…솔직히 진짜 깜짝 놀랐슴다. 여동생 얘기를 해봤자 어차피 사이하라 군도 포기하라고 할 줄 알았거든요. 뭐, 그게 정상이니까요… 그래도 사이하라 군은…제 마음을 긍정해줬슴다. 진짜 깜짝 놀라고…그 이상으로 굉장히 기뻤슴다. …감사합니다.
사이하라는 상냥한 탐정. 심성도 능력도 모두 갖추었다. 반하지 않는게 더 이상하겠지.
그리고 치료에 대한 그의 대답이다. 한가지 재밌는게 있다면, 오마는 부정적인 감정은 직설적으로 나타내는데, 긍정적인 감정은 거짓말로 빙빙 꼬아서 나타낸다. 그래도 이쯤되면 진심은 대략 눈치챌 수 있으리라고 믿는다-
사이하라쨩, ‘죽인다’는 말을 듣고 나서부터 계—속 날 생각해줬지? 내가 진심일까, 라거나…왜 그런 말을 하는 걸까, 라거나… 이것 봐! 지금은 날 진심으로 엄—청 걱정해주고 있어! 니시시…이제 사이하라쨩은 날 평생 못 잊겠지? 사이하라쨩의 마음을 뺏어버렸으니까 만족! 그러니까 이제 목숨은 필요없어!
요약하면 ‘사이하라쨩이 나에게 관심을 가져줬으니까 죽어도 좋아!’ 서술한 챕터 3 이후로의 오마의 행적을 기억하는가? 사이하라를 독차지하(여 살인게임을 끝내)려 했다. 사이하라가 자신에게 (드디어) 관심을 가지자 기뻐한다. 순진한 어린아이처럼.
(그리고 여기서, 게임을 끝내려면 플레이하지 않는 방법도 있다라는 힌트를 줘서, 최종적으론 그 결말에 이른다.)
이제, 이건…아무 말도 할 수 없다… 휘둘린다는 표현도 모자랄 정도다… 오마 군을 이해할 수 있는 날은 올 것 같지 않다. 설령 내가 손을 뻗어도… 오마 군은 그 손을 뿌리치려고 하지도 않고, 잡으려고 하지도 않으니까. 그래도, 이건 이것대로… 조금은 오마 군을 알게 된 걸지도 모른다.
자유행동을 컴플리트하면 얻을 수 있는 그의 스킬은 ‘상냥한 거짓말’. 논스톱 회의에서 우소다마 장착시 발언력의 감소가 더뎌진다. 자신의 거짓말은 절반은 선의의 거짓말이라고 하는걸 생각하면, 그리고 진실이 절망적으로 잔혹하다는걸 생각하면 감탄이 절로 나오는 작명센스가 아닐 수 없다.
천성 탐정답게, 사이하라는 게임 최대의 수수께끼인 오마에게 흥미를 가진다. 그렇지만 아무리 사이하라가 다가가 손을 내밀어도 오마는 절대로 자신에 대한 진실을 알리지 않는다. 의심과 불신이 난무하는 살인게임에선 진실이 치명적이니까. 그래도, 사이하라가 드디어 관심을 가져주어서 천진난만하게 기뻐한다…아마 당사자에겐 게임도중 가장 행복했을 순간이었으리라.
- 베니쟈케단: 만약 살인게임이 아니였다면
그렇다면, 만약 살인게임이 아니였다면 둘은 친구가 될 수 있었을까? 답은 베니쟈케단에서 찾을 수 있다. 살인이 일어나지 않는 평화로운 세계…
오마 코키치: 그래도, 내 거짓말 덕분에 마지막까지 따분하지 않았잖아?
……………… …분하지만, 확실히 그럴지도 모른다. 거짓말만 하고 본심을 읽을 수 없는 오마 군이었기 때문에… 나는 오마 군을 더 알고 싶다고 생각했다.
사이하라 슈이치: …난 마지막까지 오마 군 손바닥 안이었다는 걸까.
오마 코키치: 그런 식으로 말해준다면 지금까지 거짓말을 한 보람이 있었어! 내가 거짓말을 하는 건 남을 즐겁게 하기 위해서니까!
사이하라 슈이치: 그것도 거짓말, 이지?
오마 코키치: 글쎄, 어떨까. 진정한 날 더 알고 싶다고 생각해주고 있잖아? 그러면 여기서 나가고 나서도 내 곁에 있어야 된다고 생각하거든—.
…확실히, 오마 군 말대로다. 나는 좀 더… 오마 군을 알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다… 어디서부터 어디까지가 거짓말이고… 어디서부터 어디까지가 진실인지… 어디서부터 어디까지가 오마 군이고… 어디서부터 어디까지가 오마 군이 아닌지… 그걸 확인하는 듯이 내밀어진 손을 꼭 쥔다. 아무리 오마 군이 거짓말쟁이라도, 손의 온기까지는 거짓말을 할 수 없겠지.
사이하라는 천성 탐정이다. 아무리 진실이 괴로울 지라도 항상 수수께끼의 답을 찾으려 한다. 그에게 속을 알 수 없는 거짓말쟁이는 오마 코키치는 최고의 미스터리와도 같다. 반대로 오마에게 자신을 알고 싶어하는 탐정은 기특하기까지한 존재, 반하지 않는게 더 이상한 상대다. 심지어 러브호텔에서도 사이하라가 유일하게 탐정이란 설정을 그대로 유지한다는 것은, 탐정인 사이하라를 마음에 들어했단 뜻이리라. 그에게 사이하라는 탐정=유일하게 자신의 진실을 알려 하고 언젠가는 도달할 사람이다.
자유행동에서 오마는 사이하라에게 자신에 대해 말해주고 싶지만 살인게임이란 환경 때문에 망설이고 있다면, 여기선 그럴 필요가 없다. 사이하라가 손을 뻗어도 뿌리치려고도 잡으려고도 하지 않았던 본편과 달리, 오마가 먼저 손을 내밀고 있다. 그리고 사이하라는 그 손을 잡았다. 이제 같이 걸어가면서 서로에 대해 좀더 알게 되겠지.
- 코코론파: 거짓말의 진심
그의 코코론파를 떠올려보자:
어떡하면… 좀 더 사이하라쨩과 친해질 수 있는 걸까… 역시, 거짓말만 하는게 안되는 거겠지… 그래도, 이미 이건, 버릇이라고 할까 살아가는 방식이고… 아예, 거짓말 하는 것을 그만 둘까… 아니, 그건 아무리 그래도 좀… 그래…! 내가 아니라, 사이하라쨩이 변해 준다면…! 어떻게든 해서… 거짓말을 정말 좋아하게 만들어 주자!
그리고 최고의 반응도:
사이하라 슈이치: 좋아하는 정도까지는 못 되지만…별로 신경 쓰지 않도록 노력해볼게.
오마 코키치: ……………… …사이하라 쨩의 신념은 겨우 그런 거였어?
사이하라 슈이치: …어?
오마 코키치: 그런 물러터진 마음으로 지금까지 거짓말을 싫어하고 있었다니… 솔직히 실망했어!
사이하라 슈이치: …그것도 거짓말이지?
오마 코키치: 니시시…사이하라 쨩은 날 잘 알게 된 것 같네. 내 진정한 이해자를 만나서 난 기뻐. 이야, 난 사이하라 쨩을 만나기 위해 이 세상에 태어난 걸지도 몰라—.
코코론파는 마음의 소리, 진심이다. 이건 거짓말이 아니다! 사이하라와 친해지고 싶은것도, 자신의 거짓말쟁이 성격이 최대 걸림돌인것도, 그렇지만 거짓말은 이미 자신의 최대 특징인 것도 전부 진실임을 인지하고 있다. 거짓말 없이는 오마 코키치라는 인간이 성립하지 않는다. 그래서 사이하라가 그를 거짓말쟁이인 그대로 받아들이겠다고 했을때 정말 기뻐했던 것이다. 진정한 이해자라는 찬사나, 널 만나기 위해 태어난 걸지도 몰라라는 말은, 과장이 섞었을지언정 거짓말은 아니다. 바로 오마 코키치의 진심이다. 자신의 본성을 이해하고 있는 그대로 받아줄 수 있는 사람을 만나게 되서 기쁘다고. 순진하다…
- 진실과 거짓의 아름다운 대비
사실 작품 외적으로 둘은 유사한 점도 대비되는 점도 많다. 일단 오마의 생일은 6월 21일, 사이하라는 9월 7일. 전자는 하지夏至, 후자는 백로白露. V3 출연진 중에서 생일이 24절기 중 하나인 유이한 인물이다. 하지는 북반구에서 낮이 가장 긴날이고, 이슬을 아름답게 이르는 말인 백로에 비가 오면 풍년이 들 조짐으로 보았다고 한다(이슬은 덧없는 생명의 상징, 비가 오면 풍년은 자신들은 죽더라도 다른 사람들을 살릴 수 있으니 내린 최종결정…일까?).
오마는 쌍둥이자리(6월 21일), 사이하라는 처녀자리(9월 7일). 둘다 같은 수호성(수성)을 가지고 있다. 이 수성의 영어이름(머큐리)은 헤르메스의 로마신화 버젼이름(메르쿠리우스)을 영어식으로 읽은 것에서 유래했는데, 헤르메스는 도둑과 여행자, 그리고 상인의 수호신(고대사람들은 간단하게 셋다 떠돌이로 대충 통일. 악역으로서 소외당한 총통과 홀로 괴로운 진실과 마주하던 탐정...인가)인데, 꾀가 많고 말재주가 좋은 신이다. 둘다 게임에서 브레인 최상위권의 모습을 보여주었고(육성계획에서 지능스탯도 각각 4,5에 둘다 인텔리 타입) 말재주=거짓말로 계산하면 들어맞...는다?
처녀자리의 모델은 정의의 여신 아스트라이아, 바로 옆 천칭자리는 그녀가 쓰던 것이라는 설이 있기도 하다. 참고로 헤르메스는 행운의 신이기도 하다. 슈이치의 선배 초대 주인공은 초고교급 행운이었고, 코키치의 키치는 길할 길(吉)자.
둘다 외모도 비슷하다: 어두운 머리색+창백한 피부 조합. 그렇지만 현실적으론 불가능한 색이 섞여있다. 사이하라는 남색(현실의 상징색)에 가깝고, 오마는 끝이 보라색(거짓의 상징색)으로 물든다. 피부도 일행중 독보적으로 창백한데, 오마는 자기 옷만큼이나 새하얀 톤, 사이하라는 키보만큼이나 이질적인 혈색 안좋은 톤이다.한편 둘의 눈색이나 옷색은 반대된다: 흐릿한 자황색과(재밌게도 자주색(신뢰의 상징색)과 노란색(진실의 상징색)이 섞인 색이다) 선명한 보라색 눈, 올블랙 교복과 새하얀 구속복. 이는 상냥한 사이하라는 잔혹한 진실, (우리가 보기엔)잔혹한 오마는 상냥한 거짓말이란 심볼리즘을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일행중 상대적으로 작은 키(오마는 현실 기준으로도 단신이고, 사이하라는 남자 평균이지만 주변 남자들의 키가 너무 극단적이다)라던가, 앳되어 보이는 외모도 있다. 시모노 히로와 하야시바라 메구미 두분다 수려한 연기를 보여주셨고, 최상위권에서 엎치락 뒤치락 하는 인기, 시리즈 전체에서 손꼽히는 두뇌와 추리력, 그리고 결정적으로 작품의 메인 테마의 의인화라는 거까지, 마치 음양과도 같지 않은가? 절묘한 대비와 조화를 이룬다…
- 후기: 감히 진실을 사랑했던 거짓
오마가 사이하라를 사랑했다는건 공식이라고 말해도 좋을 것이다. 살인게임에서 불신의 파라노이아로 인해 살인게임을 끝내기 위해선 필수적인 사이하라에게 집착한 사랑(소유적인 사랑 mania와 실용적 사랑 pragma가 섞인 상태)이든, 친구로서 서로의 진실에 대해 좀더 알아가는 storge든, 가슴아프지만 너무 행복한 짝사랑이든 간에, 오마는 사이하라를 사랑했다. 그러나 환경이 너무나도 가혹했을 뿐이다.
최후의 순간, 프레스기가 내려올때, 오마는 어떤 생각을 했을까? 사이하라는 그가 담담하게 죽음을 맞이했다고 생각했지만, 아마 죽고 싶지 않다고 발악하지 않았을까? 그도 결국엔 인간이었으니까. 사이하라에게 좋아했다고 말하지 못한거, 사이하라가 자신을 싫어하게 만든거, 사이하라가 자신을 치료해줬을때 기뻐했던거, 사이하라에 대한 후회와 여운 속에 죽어가지 않았을까.
많은 가상현실au 오마시점 팬픽들에서 사이하라는 적지않은 비중과 중요도를 차지한다. 당연한 결과다. 유일하게 오마에게 먼저 다가간게 사이하라니까. 현실에서의 그의 존재가 오마에게 긍정적인 영향 아니면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지는 작가의 선택이다.
사이하라는 나약했을지언정 누구보다 상냥했던, 능력과 심성을 모두 지닌 외유내강 탐정이었다. 잔혹한 악의 총통 같아 보였어도 결국에는 순진한 어린아이였던 오마가 반할 수 밖에 없던 인물이었던 것이다. 안타깝게도 진실을 사랑했던 거짓의 말로는 파멸적일 정도로 비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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