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문: https://archiveofourown.org/works/12993012/chapters/29707638
Ao3의 tia37님, 감사합니다.
원제는 'voyage without passion or purpose'
세시마루의 번역과 (계속) 함께하는 2018년! 여기는 이제서야 1월입니다.
넷플렉스로 부산행 정주행하고(라임 굿) 새해맞이 카운트다운까지 보고 난뒤 올리는 거임. 그와중에도 계속 작업한건 자랑.
Rotting corpses 시리즈의 첫번째 이야기. 현재 프리퀄이 나왔고 보아하니 완결되지 않은거 같으니 당연히 번역합니다
'썩어가는 시체들' 이라니, 너무 직설적인거 아닌가(웃음). 검색하다가 검열에 걸릴거 같다고
스포일러 일지도 모르지만, 읽으면서 전에 작업했던 소설이 계속 생각났어. 무슨 의미인지는 다 읽고 판단하길.
냄새에 압도당했다.
오랜 시간이 지났는데도 오마는 냄새에 익숙해질 수 없었다. 그가 에구이사르를 떠날 때(‘떠난 다면’이 아니라 ‘떠날 때’) 자신의 몸과 옷을 몇번이고 벅벅 닦아내더라도 그 냄새는 그를 평생 동안 따라다닐거란걸 확신할 수 있었다.
하지만 오마가 모모타의 시체를 다른 곳에 숨기더라도, 모노쿠마나 주모자가 일행을 모모타에게로 이끌어 시체 발견 방송을 언제든지 실행할거란건 불 보듯 뻔한 일이었다. 시체 발견 방송은 학급재판을 의미하고, 학급재판은 또다른 처형을 의미한다.
또다른 무의미한 죽음, 또다른 살인게임의 희생자. 모모타는 그걸 원하지 않았다. 그건 오마도 마찬가지였다.
오마는 모모타의 시체와 함께 에구이사르 안에서 기다렸다.
하루카와는 알고 있었다.
모모타가 자살을 선택했을때 거기 있었으니까. 격납고에 들어가지 못한채로 무력하게 모모타가 유언을 말하고 오마에게 자의로 해독제를 건네는걸 목격했으니까. 그곳에서 모모타의 유언을 직접 들었고, 그의 소원이 오마에게로 전해지는걸 확인했으니까.
한밤중에 모모타가 오마의 품안에서 미소지은채 숨을 거두는걸 지켜본뒤 자의로 격납고에 들어왔다. 오마는 에구이사르로 그녀가 무기를 가지고 있나 스캔했고 아무것도, 심지어는 부억칼 하나마저도, 찾지 못했다. 이상한걸, 오마는 그렇게 생각했지만 어쨌든간에 비위를 맞췄다.
"원하는게 뭐야, 하루카와짱? 이제 질리지도 않아?" 오마는 한숨쉬었다. 지금까지 사람은 많이 죽여왔잖아? 모모타를 죽이는 거로는 만족하지 않는거야?
"음식좀 가져왔어. 독이 든건 아니니까." 그녀는 아직 포장된 상태의 딱딱한 빵과 물을 에구이사르에게로 던졌다. 갑옷에 맞고 튕겨나간 뒤 바닥으로 떨어졌다.
"내가 뭘 했길래 암살자쨩이 친절을 베푸는 걸까~?" 오마는 냉소적으로 말끝을 흐렸다. "처음에는 치명적인 독약의 해독제더니, 이젠 음식까지!" 목소리가 험악해졌다. "내가 이루마짱과 곤타를 죽였고 이 살인게임의 주모자라는걸 잊어버린거야?"
"...넌 주모자가 아니야. 만약 그랬다면, 모모타의 유언을 거스르고 모두가 볼 수 있는 곡에 시체를 내건 다음 날 처형할려고 학급재판을 열었겠지. 하지만 그러지 않았잖아."
오마의 숨이 가라앉았다. 그녀가 틀렸음을 증명하고 모모타의 시체를 안뜰에 공개함으로써 주모자 행세를 계속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렇다면 최소한 냄새는 없어 지겠지. 하지만 모모타의 유언이 계속 맴돌았다.
만약 발견된 시체가 없다면, 학급재판도 없겠지.
오마는 패배의 한숨을 쉬었다. "그으으으래, 내가 졌어. 난 주모자가 아니야. 하지만 그건 우리 둘만의 비밀이야, 알았지?"
하루카와는 의심스러운 눈길로 에구이사르를 눈여겨보았다. "왜 너가 주모자라고 말했던 거야? 에노시마 준코 때문이야?"
에노시마 준코, 에노시마 준코. 익숙한 이름인데? 아, 기억났다. 하루카와가 에구이사르를 타고 격납고에 처음 나타났을때 물어본 이름이었지. "일단, 에노시마 준코가 누구야?" 정말 솔직한 질문이었다. 학원에 대해 수없이 조사했는데도, 에노시마 준코란 이름은 증거에도, 기억에도, 그 어디에도 나타나지 않았다.
"지난 기억나라 라이트," 하루카와의 대답이었다.
하루카와가 에구이사르 안의 그를 볼 수 있었을리는 만무했지만, 오마는 눈알을 굴렸다. "까먹었구나, 하루카와짱, 너희들이 기억나라 라이트를 실행시켰을때 모모타짱과 나는 격납고에 있었잖아. 무슨 말인지 1도 모르겠다고."
하루카와는 얼어붙었다. "그럼... 아니야? 넌 절망의 잔당이..."
"그랬더라면, 기억하지도 못했겠지."
"...그래." 그러고는 그녀는 떠났다.
하루카와는 음식과 물(항상 밀봉된 채로. 아니었다면 아예 먹지 않았을 거다)을 가져올 때마다 다른 학생들의 현황을 보고했다. 시로가네와 유메노는 몇시간이고 같이 보냄으로서 상실감을 채웠다. 키보는 자신의 방에 틀어박혀 문을 열기를 거부했다. 사이하라는 오마의 방을 조사했다.
속으로 오마는 욕설을 내뱉었다. 사이하라는 틀림없이 화이트보드와 사이하라의 사진 옆 삐뚤빼뚤 휘갈긴 '방심할 수 없음'을 틀림없이 보았을 것이다. 주모자 계획을 실천에 옮기기 전에 방을 치웠어야 하는데.
답례로, 오마는 그가 지금까지 알아낸 것들을 하루카와와 공유했다. 키보는 매우 높은 확률로 주모자의 스파이 일거라고(자신의 존재 자체가 재능이 될 리 없지 않은가?), 사이하라는 아마도 주모자가 아닐 거라고(그냥 직감이 그랬다, 그래도 괜찮지?) 말했다. 기억나라 라이트가 아예 가짜일 가능성을 토의했다(만약 가짜라면, 그의 기억은 얼마나 정확할까? 그의 본명이 오마 코키치가 맞긴 했던가? DICE는-)
하루카와는 암살자 시절 죽인 사람들에 대해 얘기해 주었다. 오마와는 달리, 죽음에 딱히 죄책감을 가지지 않았다. 쓰레기들이었다고, 그래도 쌌다고 말했다.
둘중 그 누구도 모모타를 언급하지 않았다.
오래 지나지 않아, 또다른 모노쿠마가 나타나 새로운 동기를 발표했다.
"너희중 배신자가 있어! 너희중 하나가 오마 코키치와 협력하고 있다구!" 모노쿠마의 고함. "만약 이 배신자를 찾아내서 죽여버리면, 이 학원에서 졸업할 수 있는 무임승차권을 줄께!"
사이하라는 뺨을 가볍게 두드렸다. "하지만 넌 오마군과 협력하고 있잖아? 아님 진정한 주모자가 오마군이 방해된다고 생각해서 없애려고 한다는 거라거나."
모노쿠마는 침묵하더니 허둥지둥 사라졌다.
그 후, 그 누구도 오마가 주모자라는 걸 언급하지 않았다.
당연히 알아내는 사람은 사이하라였어야 했다. 초고교급 탐정이었으니까. 오마는 에구이사르 안에 앉아 (물론 모모타와 함께) 격납고에서 기다리며 사이하라와 하루카와의 대화를 엿들었다.
"하루카와양, 솔직히 말해줘. 오마군과 협력하고 있는 사람은... 너지?"
"...응."
"어째서? 이루마양과 곤타군을 죽이고 모모타군을 납치했잖아. 아님... 모모타군을 인질로 잡고 너의 협력을 요구했다거나?"
"아니, 그런건 아니야. 전부 내 자의로 하고 있어."
"이해... 가지는 않지만, 널 믿어, 하루카와양. 넌 내 친구니까."
"자정에 격납고에서 만나. 오마라면 더 잘 설명할수 있겠지." 하루카와는 에구이사르를 훝겨보았고, 오마는 이해했다. 사이하라가 도착해서 설명할 수 있도록 오래 깨어 있었다. 하루카와가 모모타를 죽였을 때 홀로 남겨졌고, 대신 이루마와 곤타에게 집중하는 쪽을 선택했다.
"이제... 이제 이해할 수 있을거 같아. 왜 너가 이루마양과 곤타군을 죽였는지, 왜 우리한테 엘렉트로해머를 주었는지, 전부. 왜냐면 너가 죽으면 아무도 일렉트 해머의 존재를 알지 못하게 되니까, 그렇지? 그거라면 모노쿠마에게 대항할 수 있는 최선의 수단이 될 테니까."
오마의 눈이 반짝였다. "역시 초고교급 탐정! 몇번이고 나를 놀라게 하네, 사이하라쨩."
"하지만 한가지 거슬리는게 있어."
"뭔데 그래, 정말 좋아하는 사이하라짱?"
"모모타군은 어딨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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