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원했던 것: 장렬히 실패한 캐해석+과거날조+사마토키사마 생일기념 1111자+적안장남즈의 행복이론
제가 연성한 것: 장렬히 실패한 캐해석+과거날조+사마토키사마 생일기념 1111자+아오히츠기 사마토키 이름고찰+묵시록의 4기사
........................어쩌다 이렇게 된걸까요
한때 삼톡이가 이치로에게 자신을 투영했다는 설을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아아!!!
추천 BGM: 아야노의 행복이론
글을 쓰기 위해 설정을 짜는게 아니라 설정을 짜기 위해 글을 쓰는 인간이라서, 그리고 불행히도 의미부여+확대해석에 특화되어 있는 답없는 인간이라서...... 사용한 상징을 끝에 정리해놨어요. 2회차로 읽으실때 한번 다르게 해석해 보세요 아니 제발 해주세요
늘 붉은 소나기가 내리던 환상에서 살아왔다.
한밤중, 천둥에 묻혀져 거의 들리지 않던 비명을 지르던 엄마의 입에서 흐르던 액체.
하나뿐인 여동생 미유를 꼬옥 껴안고 폭력을 필사적으로 받아내는 등을 타고 흘러내리던 액체.
서투른 솜씨로 빨간약을 발라주다가 울음을 터뜨린 미유의 눈물과 섞여 팔을 더럽히던 액체.
그 인간의 복부를 관통한 식칼에서 흐르던 액체. 손수 눈을 감겨줄 정도의 자비심은 들지 않았다.
엄마의 목에 걸린 밧줄 목걸이에서 뚝뚝 떨어지던 액체. 즉시 미유의 눈을 가렸다.
핏빛 눈에서 흐르던 액체. 모두 눈물이라기엔 너무나도 씁쓸했고 피라기엔 너무나도 깨끗했다.
추웠다. 뼛속까지 얼어붙을것 같았다. 차라리 얼어버리면 고통을 아예 못느끼지 않았을까. 그러나 우산은 사치였다. 살아남으려면 맨몸으로 버티는 법을 배워야 했다. 머리가 거부해도 몸으로 부딪히며 배웠다. 열두살 소년에겐 가혹한 운명이었다. 하얀색에 스며들어 두드러지는 붉은색은 잔혹했다.
그래서 전부 환상을 덧씌어서, 과거의 저편에 내팽개치고 끝없이 도망치듯 살아왔다.
오늘도 파란색을 덧칠하면서 애써 괘찮다는 주문을 되뇌인다.
나는 오빠니까, 괜찮아, 이건 아무것도 아냐,
라면서.
그날은 검은 소나기가 내려서 환상에서 깨어났다.
비가 흘러내려서 더욱 검어지던 상복. 그러나 한기는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묘비 위에서 사그라들던 촛불의 불꽃. 결국 굵어지는 빗방울에 꺼졌다.
빗방울에 닿자마자 생기를 잃어버려 칙칙해지던 하얀 국화.
부모님이 돌아가신건 자기 잘못이라며 자책을 멈추지 않던 지로. 꼬옥 쥔 왼손을 절대 놓치지 않았다.
울다 지쳐 내 품안에서 잠들었지만, 잠결에서도 계속 엄마 아빠를 부르던 사부로.
눈물흘릴 여유도 없이 새까매지던 머릿속.
먹먹했다. 끝없는 나락으로 떨어질것 같았다. 내가 혼자서 둘을 먹여살릴수 있을까, 이제부터 뭘 해야 할까. 살아남을 수 있을까. 그러나 망설임은 사치였다. 살아남으려면 맨몸으로 버티는 법을 배워야 했다. 머리가 거부해도 몸으로 부딪히며 배웠다. 열두살 소년에겐 가혹한 운명이었다. 붉은색을 무자비하게 침묵시키는 검은색은 잔혹했다.
그래서 환상을 전부 내던져서, 과거의 저편에 내팽개치고 쉴새없이 달려나가며 살아왔다.
오늘도 빨간색을 덧칠하면서 애써 괘찮다는 주문을 되뇌인다.
나는 형이니까, 괜찮아, 이건 아무것도 아냐,
라면서.
히프노시스 마이크를 쥐고 요코하마의 광견으로 군림하던 아오히츠기 사마토키가 야마다 이치로를 처음 만난건 이케부쿠로의 뒷골목에서였다.
흑발과 적안과 녹안 오드아이의 소년에게서 언뜻 은발과 적안의 소년을 보았다.
울다 지쳐 잠든 동생을 꼬옥 껴안고 내일은 좀더 나은 하루가 될것을 약속하고,
두손으로 동생의 귀를 막으면서 스스로 귀를 닫아버리는 법을 터득하고,
한겨울에 집에서 쫓겨났을땐 동생에게 온기를 나눠주며 이 또한 빨리 지나가기를 기도하던,
거의 웃지 않았지만 한번 웃으면 그 누구보다도 천진난만하게 웃던 그 소년.
그때 누구에게 말하는 심정으로 입을 연건지 오늘날까지도 확실치 않다. 한가지 확실한 것은, 자신의 과거가 반복되는걸 원치 않았다는것.
붉은색은 히어로의 색이라고, 그 어떤것도 두려워할 필요 없다고 말해줘서,
평범한 소년이 아무것도 아닌 테리토리 배틀에서 디비전의 제왕 행세를 하고, 동생들이 조금이라도 다시 웃어주고, 오늘도 화목한 가족과 함께하고, 과거와 미래가 아무리 슬프더라도 행복을 바랄수 있다면,
……아무래도 좋지 않을까.
한때는 안식과 구원을 찾아서 성당에 다녔던 적이 있었다. 두꺼운 성경의 페이지를 한장 한장 넘기다보면 어느새 하루가 무사히 저물어 있었다. 솔직히 사람들이 종교를 왜 믿는지는 아직도 이해하지 못했지만, 심심풀이로 페이지를 넘기다가 우연히 눈에 들어온 묵시록의 4기사는 뇌리를 강렬하게 스쳤다.
아오히츠기碧棺. 푸른碧 관棺. 아오히츠기 사마토키碧棺左馬刻. 푸른碧 관棺의 왼편左에 말馬을 새기다刻. 결국 엄마에게 이름에 담긴 본래 의미를 끝까지 물어보지 못했다. 아무리 많은 퍼즐 조각을 모아도 퍼즐을 완성할수는 없는 것이다. 추측해보자면, 말은 대부분 ‘힘’을 상징하니까, 이 삶에서 벗어날 수 있는 힘을 갈망했던게 아닐까.
반대로 미유의 이름은 누구라도 한자를 보자마자 단번에 의미를 알 수 있었다. 自由. 자유. 아오히츠기 미유碧棺自由. 푸른碧 관棺의 자유自由. 미유만큼은 멍든 삶에서, 죽음에서 자유로워지기를 바랬던걸까. 힘과 자유, 자유와 힘. 서로 떨어뜨려 놓을 수 없는, 불가결한 조합. 힘 없인 자유도 없다. 자유 없인 힘도 없다.
자유는 곧 나의 뮤즈가 되었다. 살아가는 유일한 이유를 노래했다. 이제는 과거의 유산이 되어버린 그 미소를 떠올릴 때마다 리릭이 샘솟았다. 누구라도 어렴풋이 상상할수는 있겠지만, 절대 공감해서는 안될 과거의 한을 쏫아붇은 리릭의 위력은 강력했다.
……다시 묵시록의 4기사로 돌아가서, 하얗고, 빨갛고, 검고, 파란 네마리의 말이 나오는 구절을 읽었을때, 어쩌면 자신의 이름에 들어있는 말은 그 말들을 의미하는게 아닐까 싶었다. 정복의 백기사, 전쟁의 적기사, 기근의 흑기사, 그리고 죽음의 청기사.
처음엔 하얬던 자신의 인생은 붉은색으로 더럽혀졌다. 그랬더니 붉은색에 이끌려서 검은색이 찾아왔다. 그렇다면 곧 파란색도 찾아올까? 미유의 손을 꼬옥 잡고 산책하던 요코하마 부둣가의 파란색은 좋아했는데, 그것과 똑같은 파란색일까? 아니면 엄마를 데려간 파란색일까?
곧 파란 파멸의 미래가 들이닥칠 거란걸 예측했으면서도, 미래를 바꾸려는 그 어떤 노력도 하지 않았다. 어쩌면 파멸을 기다리고 있던게 아닐까? 아니면 자신은 파멸에서 벗어날 수 없는 운명이란걸 오래전에 깨닫고 체념한걸까.
어느새 어른이 되었다는걸 비로소 눈치챘을때는 봄내음이 한창일 때였다. 마치 누군가의 음모처럼, 이 추악한 어른의 세계의 진실을 감추려는듯이, 머리를 아프게 하는 강렬한 향기였다.
나는 사마토키형과 시부야의 라무다형, 신주쿠의 쟈쿠라이 선생님과 함께 The Dirty Dawg이라는 그룹을 결성했다. 내 인생 최고의 순간이었다. 우리는 함께 세계의 제왕으로 군림했다. 이 멋진 팀에게 축복을!이라고 육성으로 외치고 싶었을 정도였으니까. (나는 그걸 또 TDD 첫 승리 기념 회식에서 술김에 멋지게 저질러 버렸고, 현재 그 흑역사는 라무다형의 핸드폰 앨범 어딘가에 고이 박제되어 있다. 청소년 여러분들은 술을 하지 말도록)
……그게 이 썩어빠진 세상의 치안을 현역 고등학생과 야쿠자, 패션 디자이너와 천재 의사가 지키는건 아무리 생각해도 중왕구 탓이야!로 바뀌기 까진 오랜 시간이 지나지 않았다. 보이지 않는 손이 팀을 갈가리 찢어놓았다. 그것도 두번다시 붙일 수 없을 정도로.
행복이 끝나는 세계가 찾아왔다. 저항도 눈물도 무의미하다는걸 이미 알고 있었다. 무언가가 어긋나고 있는걸, 미쳐가고 있는걸 알아차렸을땐 이미 늦어있어서, 아니, 처음부터 아무한테도 말할 수 없어서, 부서지는건 싫다고 울부짖고 싶은걸 애써 삼켰다. 아무도 눈치채지 못한 눈물은 검게 변해서 땅바닥에 떨어졌다. 애써 미소의 가면뒤에 모든걸 숨겼다.
무릎꿇고 개보다 못한 더러운 처지가 되어도 상관없으니까, 검은색에게 더이상 누군가의 미래를 부수지 말아달라고, 아니, 맘대로 해도 상관 없으니까 최소한 지로와 사부로만큼은 건들지 말라고 부탁하고 싶었다. 검은색에 다른 색깔을 덧칠해서 지워버리고 싶었다.
그 순간 고개를 들었을때, 내 눈에 비친 세상이 붉게 빛났다.
빨간색. 내가 지니고 태어났고, 함께 살아왔으며, ‘그 사람’과 만나게 해준, 나만의 색.
빨간색이라면, 누군가를 구할 수 있을까, 라는 철없는 영웅심리가 다시 피어났다. 한때 폭력의 세계를 동경했던 나는 더이상 없었다. 정의감의, 정의감에 의한, 정의감을 위한 히어로로 다시 태어났다.
서투르고 한심한 혼자만의 작전. 아니, 지금까지 잘해왔잖아, 괜찮을거야, 틀림없이 괜찮을거야, 나는 전 The Dirty Dawg의 멤버, 이케부쿠로 디비젼의 야마다 이치로니까!
나중에 엄마 아빠를 다시 만난다면, 혼나도 좋으니까,
제대로 된 형이 되었는지 물어보고 싶으니까,
그때까지 좋아했던 그 말을 몇번이고 다시 떠올리며,
나는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동생들과 함께 내일이 오기를 기대한다.
어차피 언젠가 헤어지게 될 인연이란걸 처음부터 알았다.
처음 만났을땐 꼬맹이였던 놈이 내게 마지막으로 던진 싸늘한 시선은 어른이 아니고선 불가능한 눈빛이었다. 그렇게 전설은 과거가 되었다. 후회도 여운도 미련도 없었다.
요코하마로 돌아간 나는 새로운 놈들을 찾아 새로운 팀을 결성했다. 토끼짭새 경찰놈과 21세기에서 서바이벌을 외치는 또다른 미친놈. 더럽게 미친 주제에 힘은 또 무식하게 세지. MAD TRIGGER CREW. 그게 우리다.
가뭄에 콩 나듯 전 동료들의 소식을 들었다. 라무다놈은 시부야로, 쟈쿠라이 선생님은 신주쿠로 돌아가서 각자 팀을 결성한 모양이다. 그녀석도… 예외는 아니였다. 한때 동료였던 자들과 승부를 겨루게 될 미래가 다가올거란건 불 보듯 뻔한 일이었지만, 지금은 생각하지 않기로 했다.
이제서야 깨달았다. 사마토키의 ‘사’를 고로아와세를 사용해서 3으로 바꾸고, ‘토키’를 때 시時자로 바꾸면, 사마토키, 세마리 말의 시간.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하얀 말과 붉은 토끼, 그리고 검은 꾀꼬리의 시간이겠지. 그리고 셋을 한데 어우르는 파란색의 시간. 나를 위한 시간. 오직 미유를 지키기 위해서 살아오다가 비로소 나를 돌아볼 수 있는 시간.
지금의 나에게 진정으로 어울리는 색은 파란색이야. 내 인생은 하얀색에서 시작해서 빨간색과 검은색을 거쳐서 이제 파란색이 되었어. 돌아갈 생각은 없어. 애초에 돌아갈 방법도 없는걸. 한때 우리는 우연히 같은 색에서 만났지만 각자의 색의 길을 가게 될 운명이었던거야. 설령 그것이 극과 극으로 치닫는 길이었다 해도-
그러니 빛나줘, 나의 붉은 별. 나의 유일무이한 뮤즈. 끊임없이 리릭을 생각해내면서 결전에서 너를 마주하게될 그날까지.
여동생 이름은 어느 팬픽에서 본 이름이 맘에 들어서 거기에 이것저것 의미를 부여했습니다: 아오히츠기 미유碧棺自由. 일단 한자 표기를 그대로 읽으면 자유. 성우 이리노 미유入野自由님의 표기와 동일합니다. 푸른 관의 자유. ‘푸른’에 집중해서 ‘푸른색=멍(=폭력)’이라고 해석해도, ‘관’에 집중해서 ‘관=죽음’이라고 해석해도 ‘자유’가 엮이는 순간 급 앵슷
아니면 푸른색=MTC, 관=해골=삼톡이로 해석해서, 삼톡이가 갈망하는 자유… 죄송합니다 살려주세요
미유, 애칭은 뮤 아니었을까. 프랑스어로 ‘~보다 좋다, 더 잘(better)’라는 뜻인 단어 Mieux가 있어요. 최소한 엄마의 인생, 오빠의 인생보다는 훨씬 좋은 인생을 살길 바라지 않았을까… 그리고 (발음만 따지면) 뮤직music, 음악이 연상되는데, 아시다시피 히프마이는 랩으로 싸우는 세계. 이 두가지는 프듀48에서 수고하신 타케우치 미유竹内美宥님에게서 영감받았어요. 리릭을 쓸때 사마토키의 뮤즈는 여동생 아닐까요? 이 세상에 남은 유일한 혈육. 애초에 야쿠자가 된 이유…
그리고 색깔은:
하양: 정복, 순수함, 뽀쟉시절의 삼톡이
빨강: 전쟁, (삼톡이에겐) 폭력, 이치로, 쥬토
검정: 기근, (이치로에겐) 절망, 리오
파랑: 죽음, 사마토키, MTC
대충 이렇게 해석하면 될까요. 그와중에 노란색=빛은 코빼기도 안보이는게 절망 포인트라면 포인트